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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했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내가 무엇을 향해 바삐 달려왔는가. 생각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잔잔한 분위기에 따라 마음이 편안해졌다. 주변에 흐르는 물소리, 바람이 나를 스쳐지나가는 소리. 무언가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듯한 그 분위기에 내 모든 감각을 맡겼다.



 입안에 감도는 달콤함을 다시 느끼고 싶어.


백업

 어느 날, 신이 내게 속삭였다. "너는 참으로도 어여쁜 아이로구나. 근데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울음을 머금고 있느냐." 나는 신의 물음에도 눈물만 머금으며 울음을 참으려 애썼다. 하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따스한 목소리는 참으려던 눈물을 흐르게 만들었다. "무엇이 너를 힘들게 하는지는 몰라도, 그것만은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너는 참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것을 말이다. 버거울 땐 멈춰도 좋단다." 이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춘 신. 그날 이후로 신의 속삭임은 들리지 않았다. 


 신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어머니에게 신이 나며 이야기를 해 드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게 이런 답변을 해 주셨다. "어여쁜 것이 아니라 가여운 것인데, 하필이면 네게 그런 말을 하다니. 참으로도 안타깝구나." 그 자리에서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 있는 내 옆을 지나가는 어머니를 그저 바라보기만을 한참. 또다시 들려오는 신이라는 존재의 목소리였다. "네가 그날 울던 이유를 알겠구나. 나와 함께 낙원으로 가지 않으련?" 다음에 또 신이라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꼭 대답을 하리라 다짐했던 나는 입을 움직였다. "네, 제발 저를 이곳에서 구원해 주세요. 신이시여." 



 내가 죽은 것일까? 나의 육체는 쓰러져 움직이질 않았고, 영혼의 상태로 신의 목소리를 따라 발을 움직였다. 신의 목소리에 홀려 도착한 곳은 내가 상상했던 낙원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믿기지 않아 신에게 물었다. "신이시여,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이곳은 지나가는 곳 중 한 군데인가요? 낙원은 언제 도착하나요?" 신은 내게 대답했다. "여기가 악마들의 낙원이란다. 그리고 나는 신이 아니라 대악마란다. 어여쁜 아이여, 네가 무언가 착각을 한 것 같구나." 신, 아니, 악마는 나를 보며 미소를 띄었다. 악마? 내가 아는 그 악마를 의미하는 것인가? 가족과 현실이 미워 울던 내게 속삭인 것은 신이 아니라, 악마였던 것인가? 혼란스럽던 내 어깨에 '대악마'라는 자의 손이 올라왔다. 쎄한 냉기에 나는 흠칫 떨었다. "놀라지 말거라. 이제 너도 여기서 지내다 보면, 우리와 같은 종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내다 보면 여기서의 생활도 익숙해질 것이야." 






라는 내용이 생각이 났다. 뭐, 심심하니까 써본 거지만.